쿠엔틴 타란티노가 자신의 캐릭터들을 어떻게 무장시키건—일본도("킬 빌")이든, 샷건("펄프 픽션")이든, 아니면 야구 방망이("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이든, 그들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말이다. 그리고 그게 바로 각본가이자 영화 감독인 쿠엔틴 타란티노가 작업을 하는 방식이다. "헤이트풀8"도 이와 마찬가지로 영화는 남북전쟁 이후의 추운 서부에서 시작되지만 곧 여러 개의 방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수다가 이어지는 역마차, 잡화점, 그리고 그 이후 침이 튀고 무례한 언사로 가득 찬, 바람이 들이치는 소도시에 이르기까지. "저수지의 개들" 이후 가장 매력적인 방식으로 폐쇄공포증을 불러일으키는 이 영화는 다소 연극적인 친밀함을 지닌 작품이다.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매우 강력한 일격이 시작되기 전까지 "헤이트풀8"은 마치 커피포트로 천천히 커피를 우려내는 것처럼 스크린에서 서서히 끓기 시작한다.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그가 10년 만에 맡은 서부 영화 음악이다—쿠엔틴 타란티노가 좋아하는 감독인 세르지오 레오네를 떠오르게 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조상은 바로 존 카펜터 감독의 1982년 작 "괴물"이다.
사실 영화의 모든 요소가 서로 잘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수준 높은 대화를 돌고 돌아 다루는 인종차별에 관한 이야기는 그리 섬세하지 않고 지나치게 연출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이제껏 내온 그 목소리만큼이나 순수하고, 그래서 그 끝 맛이 불쾌한 씁쓸함을 남길지라도 이 영화를 받아들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