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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음식, 사랑, 일, 삶 그리고 죽음까지, 모두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메뉴로 올라있다. 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가족 드라마는 일본 출신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이다. 소소한 장면들로 가득 차 있으며 관객과 함께 식사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모두 20대인 세 자매, 사치(아야세 하루카), 요시노(나가사와 마사미), 치카(카호)는 시골에서 치러진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처음으로 이복여동생 스즈(히로세 스즈)와 마주친다. 어리지만 똑똑하고 올곧은 스즈와 단숨에 가까워진 그들은 그녀를 카마쿠라에 있는 자신들의 낡은 집으로 초대한다. 아버지는 15년 전 집을 떠났지만 그곳에 남은 셋은 자매이자 친구로 함께 먹고, 마시고, 살고 있었다. 세 자매가 보여주는 친밀함와 서로에 대한 의존, 그리고 새로운 여동생의 존재가 과거의 아픔을 들추어냄에도 그녀를 맞이하며 이들이 보여주는 품위는 깊고도 강력하다.
영화의 주제는 ‘부재’다. 세 자매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몇 년 동안이나 이들을 떠나 있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주인공인 네 명의 여성이 부모에 대해 갖는 각각의 관점을 섬세하게 따라감으로써 영화에 힘을 불어넣는다. 이 관점들은 자매들이 서로에게 갖는 태도뿐만 아니라 그들이 하는 일이나 남자들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영화에서 남자들은 눈에 띄지 않으며, 전반적으로 자매들 간의 드라마를 다룬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친밀하고 따스한 포옹 같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그림자 아래에서 서사를 풀어냄에도 기쁨과 조화로 밝게 빛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했다.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내는 장면, 예를 들어 두 명의 등장인물이 벚꽃이 핀 벚나무 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장면 마저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