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비운의 여배우 마돈나가 그랬듯,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나쁜 길로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신수원 감독의 영화 “마돈나”의 주인공처럼 삶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미나(극 중에서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졌다)는 임신한 어린 여인의 몸으로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아 뇌사 상태에 빠진 채 하수구 옆에 버려진 상태로 처음 관객들과 마주한다. 간호조무사 해림(서영희 분)은 유산을 위해 아버지의 생명을 가까스로 연장하고 있는 아들 상우(김영민 분)와 대립한다. 전신마비로 누워 있는 철오(상우의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미나의 심장이 필요하고, 상우는 해림에게 미나의 가족을 찾아 장기기증 동의서를 받아오라는 거래를 제안한다.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공식 초청작인 이 독립영화는 그 극도로 어두운 분위기를 병원 복도 장면부터 시작해 극의 진행에 따라 영화 전체로 퍼트린다. 가지각색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영화이지만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제도적 학대와 속죄의 메시지는 장르적 장벽을 초월해 관객을 매료시킨다. 감독 본인조차 이렇게 말한다. “마돈나”는 무거운 영화라고. 영웅도, 아름다운 결말도 이 영화엔 없다. 하지만 악인과 희생자만 존재하는 그 안에서도 관객은 눈을 뗄 수 없는 묘한 만족감과 함께 오랜 여운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