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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의 이준익 감독 작품으로, 제목은 ‘동주’이지만 영화는 시인 윤동주와 그의 사촌이자 친구인 송몽규의 이야기다. 영화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시작해 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낸 연희전문학교와 유학생활을 한 일본을 오간다. 그리고 감독은 늘 함께했으나 서로 정반대의 기질을 지닌 두 청년을 흑백 카메라로 진득하게 쫓으며, 단지 한 시인의 삶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일제에 저항한 두 청년을 그려낸다.
전반부는 섬세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동주보다 일찍이 독립운동에 전념하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몽규가 돋보인다. 동주보다 먼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것도, 동주에게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함께 입학할 것을 권하는 것도 몽규다. 이때의 동주는 몽규의 그림자 같다. 그러나 후반부 동주가 행동하지 못하는 부끄러움을 시로 담아내며 이야기의 중심은 동주에게로 간다. 동주와 몽규를 따라서, 관객은 당시의 다양한 삶이 있었음을 안다.
그렇지만 [동주]가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영화는 아니다. 흑백의 영상과 내레이션으로 삽입된 윤동주의 시가 영화에 서정적인 무드를 더하고, 몽규를 연기한 배우 박정민이 몽규의 존재감만큼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