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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도중 우연히 탄생한 괴수 고질라가 인류를 위협한다는 내용의 < 고질라 >는 1954년 혼다 이시로 감독이 처음 만들었다. 이후 같은 제목의 리메이크 영화가 수없이 나왔다. 일본에서만 총 28편이 만들어졌고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1998),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2014)를 포함하면 총 30편의 < 고질라 > 영화가 있다.
31번째 < 고질라 >인 이 영화는 하세가와 히로키, 다케노우치 유타카, 이시하라 사토미를 비롯해 일본에서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톱배우 329명과 1000여명의 현장 스탭이 참여한 블록버스터다. 1998년작 < 에반게리온 > 시리즈에서 광대한 세계관을 펼친 전설의 거장 안노 히데아키가 총감독을 맡았다. 그가 만든 < 에반게리온 >은 특유의 세계관과 철학으로 ‘오타쿠’ 문화의 시초가 되었으며 다양한 사회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그의 손길을 거친 < 고질라 >는 더 이상 집채만한 괴수가 등장하는 재난 SF가 아니다. 영화는 질문한다. 인간의 실험이 잘못되어 탄생한 돌연변이 고질라는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도심 한복판에 정체불명의 괴수가 나타났는데 저명한 생물학자, 정부관료도 속수무책이다. 속수무책으로 파괴되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갈 곳을 잃고 궁지에 몰린다. 세기말적인 < 신 고질라 > 속 아수라장을 보면 “고질라가 존재하는 SF의 세계는 현실의 캐리커처이고 풍자”라는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초대 고질라인 혼다 이시로 감독의 원작 < 고질라 >(1954)를 오마주한 영화기도 하다. 그래서 고질라의 울음소리, 미사일의 폭발음 등 효과음을 1954년도의 원작에서 가져와 썼으며, 원작의 테마 음악을 영상에 삽입했다. 이외에도 영화 <신 고질라> 곳곳에는 < 고질라 > 시리즈와 오랜 역사를 지닌 특촬 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숨어있다.